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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 브런치 로드 - 남쪽 해안가를 따라 혁명광장이 햇빛으로 따가워졌다. 자리를 피할 때가 되었다. 점심을 먹기는 이른 시간이지만, 브런치를 먹기 위해 산책하기엔 아주 좋은 시간이다. 먼저 들른 곳은 가장 규모 있는 혁명광장 기념품샵이지만, 기념품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우리는 거리를 걷는 중이니까 말이다. 혁명광장 기념품샵을 끼고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해안이 따라 보이는 산책로가 나온다. 물론 블라디보스토크 외곽으로 빠지는 주 도로중 하나지만 굳이 신경 쓰지 않는다. 하늘이 블루 큐라소보다 맑고 황홀한 색을 자랑하고, 산책하기 좋은 햇살이 몸을 휘감는다. 이런 날씨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만 봐도 즐겁다. 그 이상 눈길을 끄는 것이 없을 때 얘기다. 군 건물을 지나자 마자 큰 잠수함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단순히 전시품인가 싶었더니 내.. 더보기
혁명광장 -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혁명적 아침 사람이란 자고 먹은 후, 다시 푹 잘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밤이었다. 잘 수 있는 한 가장 푹 잔 이튿날, 날씨는 이보다 좋을 수 없게 청명했다. 전 날 사온 아침을 적당히 먹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옷을 챙겨입고 거리로 나섰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주말은 한적한 소도시의 느낌이 물씬 났다. 물론 아시아 끝자락임에도 유럽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온갖 옛 서양식 건물들과 키릴문자의 향연은 우리가 아시아 맨 끝, 그러나 유럽 한 가운데 와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스베틀란스카야 거리를 향해 지체없이 내려갔다. 첫 목적지는 혁명광장이다. 그러면서도 건물들에서 밀려오는 진한 유럽의 감성은 충분히 마시고 즐겼다. 그리고 그 냄새의 근원, 바다가 보이는 혁명광장에는 가장 러시아다움의 집합이 기다리고 있었다.. 더보기
체푸카 버거나야-러시아의 밤거리에서 맛집을 찾다 지친다. 새벽 1시에 도착해서 거의 밤을 새다시피 하고 겨우 전철에서 한시간 잤다. 그 후에는 짐을 놓고 해양공원의 정취에 녹아들어 힘든지도 모르고 미친듯이 돌아다녔다. 다시 중심가 아르바트 거리로 돌아오고 나니 막연히 종아리가 얼얼하고 머리가 먹먹했다. 쉬지 않고 몇시간 뛰어다닌 것처럼 마냥 졸립고 무거웠다. 12시까지는 한시간 남짓 남았다. 절실하게 맛있는 디저트가 필요했다. 머리를 행복하게 가동시킬 수 있을 만한. 이왕 첫 디저트이니 실패하고 싶지 않았기에 가이드북을 열심히 뒤적였다. '르꼼까'라는 이름의 베이커리가 눈에 띄었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손꼽히는 오래된 제과점인 듯 했다. 뭐 사실 업력보다는 실력이지만 오래되었다면 왠지 그래도 신뢰가 간다. 마침 숙소로 올라가는 위치에 있어 잠시 들러서 .. 더보기
블라디보스토크 해양공원, 사람 사는 맛 난다. 몸은 물에 젖은 솜이불처럼 처지지만 아직 숙소 체크인은 멀다. 그래도 처음 온 블라디보스토크, 첫날부터 쳐져있기에는 시간이 아쉽다. 식사도 든든하게 했으니 피곤하지 않게 산책할 만한 곳을 찾았다. 날씨는 더할나위 없이 완벽했다. 하늘은 높고 구름은 회화의 한 조각처럼 걸려있었다. 가을이라기엔 살짝 따뜻한 공원 초입에서 레스토랑에서 나온 공연단은 점심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바람을 타고 맑은 바다냄새가 났다. 근해의 비린 냄새가 아닌 쾌청하고 맑은 바다향기였다. 바다를 마주한 공원 한켠에는 장터가 나란히 늘어서있었다. 철제 군용 술통, 파이프 담배, 수제 가죽제품 등이 가득했다. 이곳이 대륙의 동쪽 끝 도시라 해도 광대한 러시아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은 모습 같아 괜스레 기분이 들떴다. 익살스러운 마트.. 더보기
피자알리오(Pizzaiolo), 좋은 식사가 좋은 출발. 한바탕 아무것도 없는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을 떠나 졸음 가득한 채로 낯선 땅에 발을 딛었다. 이제 겨우 9시가 될 듯 말 듯한 시간. 숙소 체크인은 12시부터다. 새벽 비행기 스케줄은 소소하게 불편하다.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내내 편안한 숙소가 되어준 '골든 혼 베이 뷰' 1박 5~6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 청결, 서비스 모두 좋고 적당한 높이에 있어 바라보는 경치도 좋다. 일단 짐을 숙소에 맡기고 다시 빈 손으로 내려왔다. 10시가 채 되지 않았다. 관광을 할까 했는데, 배가 요동친다. 생각해보니 새벽 2시 경 먹은 맛없는 샌드위치 이후로 먹은 것이 없다. 좋은 식사를 배불리 해야겠다. 좋은 여행은 좋은 식사로부터 나온다. 어떤 것을 먹을까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서구적으로,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낯설지 .. 더보기
블라디보스토크 가는 길 도착했다. 블라디보스토크 국제공항. 러시아 말이라곤 아직은 즈드라스트부이체(안녕하세요)와 스파시바(감사합니다) 밖에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가고 싶어서, 캠코더 하나 사고, 핸드폰 하나와 캐리어 하나 챙기고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2시간 조금 걸렸을까. 작은 비행기의 흔들림은 여행을 향한 두근거림과 같았다. 예상과 다르게 비싼 비행기 값을 피하다 보니 꼭두새벽. 2시가 겨우 됐을까 하는 시간이었다. 인천공항은 12시까지도 활기를 띄고 있었기에, 아무리 그래도 국제공항이니까 블라디보스토크까지 갈 때까지 시간을 보낼 공간은 있을 거라 생각했다. 정말로 아무것도 없다.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은 겨우 2층으로 지었네, 싶을 정도로 작은 공항이었다. 모든 카운터는 사람 하나 없고, 열려 있는 것이라곤 편의점, 그리.. 더보기
19년의 첫 그림. 이 취미를 가지게 된 지, 12년이 다 되어 간다.어머니께서 내 어린 손에 공책과 연필을 들려 왕릉에 데려가셨던 그 날.연필로 내 눈앞에 있는 무언가를 그린다는 건 참 행복했고.그 그림에 내 생각이 비친다는 건 아름다워 매료되었다.어느새, 12년이 되어간다. 내 첫 그림들을 보면 참 어딘가 어두웠다.그 당시 어디가 어떻게 아팠던 걸까. 지금의 나는 그를 이해하긴 힘들다.어느새 나는 스물여섯이 되어 있고, 아직도 그림은 내 곁에 있다. 요즘은 그림들이 나를 보고 많이 웃음짓는다.나도 웃음짓는다. 사랑스러운 피조물들아.내가 얼마나 사랑스러운 피조물인지 알게 해주어 고맙다. 더보기
amazarashi - 千年幸福論 (천년행복론) 가사/번역/해석 1집. 千年幸福論 (천년행복론)7. 千年幸福論 (천년행복론) この地上にあるもの全てが코노 치죠-니 아루모노 스베테가이 지상에 있는 모든 것이時と共に形変え行くものならば토키토 토모니 카타치카에유쿠모노 나라바시간과 함께 모습을 바꿔 가는 거라면僕らが抱いてる貴いものに보쿠라가 타이테루 토오토이 모노니우리들이 안고 있는 소중한 것에 本当にすがる価値はあるのでしょうか혼토니 스가루 카치와 아루노 데쇼-카정말 의지할 가치는 있는 것일까요. 気まぐれに摘んだたおやかな花は키마구레니 츤다 타오야카나 하나와변덕스래 꺾은 우아한 꽃은見る影もなく醜く枯れた미루 카게모 나쿠 미니쿠쿠 카레타볼품 없이 흉하게 시들었어.そんな風に変わってしまうかな손나 후우니 카왓테 시마우카나그런 모양으로 변해버릴까.とても優しいあなたも도테모 야사시이 아나타모너무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