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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

[52권 명작마시기] 7. 좁은 문 - 누구를 위한 좁은 문인가 1. 위대한 개츠비 2 노인과 바다3 폭풍의 언덕 4 제인 에어 5 인간의 굴레6 오만과 편견"좁은 문으로 들어가라 멸망으로 인도하는 문은 크고 그 길이 넓어 그리로 들어가는 자가 많고 생명으로 인도하는 문은 좁고 길이 협착하여 찾는 이가 적음이니라" 모든 일은 이 구절에서 시작되었다. 구원을 위한 신앙생활에서 편한 길을 찾지 말고, 고난이 있어도 참고 견디라는, 마태복음의 격언은 얄궂게도 한 남녀의 인생을 뒤틀어버렸다. 좁은 문 (Strait is the gate) 앙드레 지드 지음 펭귄클래식 코리아 224p 제롬은, 사촌인 알리사를 좋아했다. 아버지를 잃고 나서 외가와 지내게 되며 가까워진 알리사는 제롬에게 있어서는 다시 없을 운명적인 사랑이었다. 제롬의 호감을 알리사 또한 느끼고 있었다. 무엇이 문.. 더보기
[52권 명작마시기]6. 오만과 편견 - 불편한 당신도 불편하다 1. 위대한 개츠비 2 노인과 바다3 폭풍의 언덕 4 제인 에어 5 인간의 굴레 참 불편한 세상이다. 작년, 여러가지 사건들로 폭발하기 시작한 남녀의 혐오와 서로를 향한 저주는 1년이 지난 오늘까지도 마치 인간이라는 종이 더 이상 존재하면 안될 것처럼 서로를 물고 뜯으며 그것을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삼는다. 이건 비단 대한민국이라는 작은 나라의 이야기일 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흐름이 되었다. 오로지 내가 옳고, 내가 속하는 집단만이 옳고, 반대하는 것만 아니라 좀 과하지 않느냐고 지적하는 이까지 마땅히 제거해야 되는 적이 되어 죄책감 없이 가슴에 칼을 꽂아 넣는 사회. 우리가 살고 있는 오늘은 또 그런 하루다. 중산계급 딸 부잣집의 차녀 엘리자베스 베넷이 오만하고 무례한 상류계급 피츠윌리엄 다아시를 만나 .. 더보기
[52권 명작마시기]5. 인간의 굴레_그는 후회한다, 그리고 또 1. 위대한 개츠비 2 노인과 바다3 폭풍의 언덕 4 제인 에어 여기, 필립이라는 한 아이가 있다. 아이는 어려서 부모를 여의고 신부인 백부의 집에서 살게 된다. 백부는 그를 자신과 같은 성직자로 만드려 학교를 보내지만, 기형적 다리를 가진 그에게 학교는 자신의 장애를 더욱 더 비참하게 만드는 공간이었다. 그는 학교에 들어온 것을 후회한다. 그는 그의 장애를 신경쓰지 않는 곳을 찾아 헤맨다. 독일 하이델베르크로 유학을 가고, 회계사 자리를 소개 받아 견습생활을 하기도 한다. 파리로 그림을 배우러 가기도 하며, 런던에서 의대를 다니기도 한다. 자신이 사랑하는 일도, 사랑하지 않는 일도 있었다. 그러나 그 일들 모두가 그에게 만족을 주지 못했다. 유햑생활과 회계사는 그가 생각하던 일과는 많이 달랐고, 그림은.. 더보기
[쌉싸래한 단편소설]Chocolate-달콤쌉싸래하다 거의 모든 이에게 첫 사랑이 있다. 그 첫사랑이 언제냐고 물으면 초등학교 시절부터 더 심하면 유치원 시기까지 나올 것이다. 하지만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열렬히 사랑했던 시절이 언제냐고 묻는다면, 앞과 같은 대답은 많이 줄어든다. 대부분의 첫사랑은 아무것도 모르고 비슷한 감정으로 느끼는 사랑이기 때문이다.후쿠미는 모델 친구인 미야코를 좋아한다. 언제나 같이 이야기를 나누고, 피부 걱정이나, 먹을 것 이야기를 하며, 맛있는 초콜릿을 찾아다니는 일상을 공유하고 있으면, 자신이 그 아이보다 통통하다든가 하는 모자란 부분은 어째도 상관없었다. 아직은 별 생각이 없지만, 사귄다면 미야코 같이 당당하고 멋진 사람과 사귀고 싶다고 할 정도로 미야코를 좋아했다. 그녀 앞에, 미야코의 동료인 카이가 나타난다. 후쿠미는 카.. 더보기
[쌉싸래한 단편소설]사랑하는, 두 사람- 사랑의 표현 많은 이들이 오늘도 사랑을 접는다. 보통 이유는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일 것이다. 그 확신은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표현이 없어서’는 꽤 흔한 이유이다. 그 만큼, 상대방에게 사랑을 얼마나 표현하는 가는 사랑에 있어서 빼놓고 얘기하기 힘든 점이다. 그럼 한 번 ‘사랑의 표현’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사랑의 표현이라 하면 달콤하게 속삭이는 구애의 말들이 떠오를 것이다. 실제로 가장 직접적이고 한 순간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쉬운 방법일 것이다. 애초에 ‘사랑한다’는 고백이 없이 사랑이라는 것이 시작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사랑하는, 두 사람(恋する、ふたり)’에서는 이런 대사가 상호간에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제목부터 사랑이 목표지점인 .. 더보기
[쌉싸래한 단편소설]미아나비-어린나비가 미아나비에게 아카시아 꽃이 만발인 봄의 한복판이다. 날씨가 따뜻해져서 오히려 알록달록 오색 꽃들이 폈던 때보다 요즘 나비가 많이 보인다. 나비는 꽃 내음을 따라 혼자 유유자적 날아다닌다. 한 꽃 무더기에 잔뜩 붙어서 꿀을 빨아먹는 벌들과는 다르게 나비는 자신의 꽃을 찾아 날아다닌다. 그 중 바람에 휩쓸려 길을 잃고 자신이 살던 곳에서 떨어져 나온 나비들이 있다. 미아나비라고 부른다. 도시 한 구석 조용하고 몽환적인 집이 있었다. 그 곳에는 여대생과 중년 남자 둘만이 거닐었다. 두 사람은 그림을 많이 좋아했다. 어떻게 보면 그들의 생활에 그림만 있는 듯 보였다. 일에도 관심 없고, 그럴싸한 야망에도, 돈에도 관심이 없었다. 그들은 그저 느릿하게 그림을 그리고, 그림에 대해 얘기하고, 서로의 그림을 좋아하고, 서로의 삶.. 더보기
[쌉싸래한 단편소설]KISS-잘못붙인 이름의 첫사랑 당연하게도, 연애를 해봤다면 첫사랑의 기억 또한 있다. 그리고 첫사랑을 겪었다 말하는 많은 이들이 첫사랑은 평생 머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만큼 애절한 기억이었다고 말한다. 그런데 또 다른 반대편에선 미숙한 한 때의 치기였다고 말한다. 그렇게 첨예하게 맞붙는 주장들은 아니지만 왜 그렇게 다른 반응이 나오는지 묻는다면 답할 말이 많지 않다. 그 이유를 시마무라 요코는 단 한 번의 입맞춤으로 제안한다.왕따를 당하던 한 여자아이가 있었다. 하루미라 하는 그 아이는 시골에서 이질적이었다. 표준어를 고수하고, 그 나이의 아이들에 비해서 색기가 있었다. 분명 잘못된 것이지만, 당연하게도 눈에 확 띄지만 무리와 따로 노는 아이는 가혹한 따돌림의 표적이었다. 그렇게 하루미는 장점일 수 있는 이유들로 또래 집단에서 왕따를 .. 더보기
[쌉싸래한 단편소설]그녀의 실수 -자신을 잃어버린 그녀들의 얼굴에- 사람은 언제나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한다. 친구는 어디에 취직했다느니 하는 그런 말이 귓속에 맴돌 정도로 타인에 의해서도, 자기 자신이 스스로도 언제나 누군가와 비교하며 비교 대상보다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다. 이 사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인류가 먼 인류부터 발전해 왔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그녀의 실수’에 등장하는 두 여자들도 서로가 서로를 비교하며 살아왔다. 한 여자는 촌티 나는 동기를 친구라는 명목으로 늘 옆에 두고 비교하며 자신이 그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다른 한 여자는 그런 친구의 세련됨과 그 세련됨에 이끌린 주변 이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이 사람을 따라가다 보면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는 생각하며 세련된 그녀와 계속 관계를 이어갔다. 여기까지는 나쁠 것이 없다. 모두가 그런 삶을 ..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