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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10.(完) 알아가다. ① 먼지와 세월 속에서도역시 든든하게 밥을 먹으니 기분이 확 전환됐다. 오전 내내 따라다녔던 아쉬움도 어쩌면 배고픔이 극대화시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여전히 하늘은 흐렸지만 마지막 날은 경쾌하게 가야만 할 것 같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앞으로 7~8시간 남짓 남은 여행, 한 번 시작해보자.사실 철도에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역사가 아무리 랜드마크라 해도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오사카에서는 그를 증명하듯 역사는 한 번도 위에서 바라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이왕 교토역 옆에서 밥을 먹었는데 교토역을 둘러보지 않는 것은 실례가 아닐까. 교토에서 보는 현대식 건축물에 대한 관심도 있고 말이다.▲밖에서 본 교토역, 역보다는 버스의 복잡함이 눈에 띈다.처음 도착해서 본 바로는 왕십리나..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9. 아쉬움의 연속 ① 아쉬움에 발이 붙다.어제처럼 오늘도 눈이 금방 떠졌다. 시계는 6시를 가르키고 있었다. '이래선 완전히 그저 출근하는 것과 비슷한데'. 그런 생각도 했지만 늦장을 부릴 생각은 없었다. 내일 비행기는 아침비행기다. 이 시간에 일어나서 바로 간사이 국제공항으로 떠나야 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오늘이 마지막 날이었다. 어젯 저녁부터 타지에서 맞는 외로움이 지친 몸에 엄습해와 오늘 또한 그렇게 기분이 좋지는 않았다. 하지만, 이대로 계속 우울하게 있게 된다면 분명히 후회할 것이다. 기지개를 쭉 펴고 숙소를 나섰다. 한큐선은 오늘도 한산했다. 하긴, 부산에서 경주까지 가는 열차에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비슷한 느낌일 것이다. 관광객이 아닌 사람들이고서야 이 아침에 오사카에서 교토로 올라가는 사람은 많지 않을 ..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8. 보다 쓰러지다(見倒れ) *다닌 장소들이 장소들이라 '천황'이라는 용어가 많이 나옵니다. 이는 천황이라는 직함이 황제나 천자와 같은 왕정부터 내려온 그들의 고유명사로 해석했습니다. 따라서 굳이 천왕이나 일왕등으로 억지로 낮추지 않고 사용했음을 양해바랍니다. ① 과거를 유람하다헤이안 신궁에서 버스를 타고 20분쯤 내려갔다. 긴가쿠지 주변은 돌 만큼 돌았으니 이번에는 교토 동부다. 계산된 교토 일주를 위해서는 긴가쿠지 주변부터-동부-남부-서부를 시계방햐으로 돌아야 했다. 오늘과 내일이 남았으니 오늘 적어도 교토 동부를 제대로 봐야했다. 4시가 가까웠다. 슬슬 해는 넘어가고 있었고 많이 걸어서 다리는 욱신댔지만 조금만 힘을 내보기로 했다.동부의 가장 끝 자락에 내렸다. 지도를 보니 여기서 주요 명물들을 훑으며 내려가면 처음 도착했던 ..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7. 내가 왔기에 느낄 수 있다. *다닌 장소들이 장소들이라 '천황'이라는 용어가 많이 나옵니다. 이는 천황이라는 직함이 황제나 천자와 같은 왕정부터 내려온 그들의 고유명사로 해석했습니다. 따라서 굳이 천왕이나 일왕등으로 억지로 낮추지 않고 사용했음을 양해바랍니다. ① 평범한 길 한자락에서 철학을 마시다잊혀지지 않을 조용하고 치밀한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기고 긴가쿠지를 떠났다. 다시 산도를 지나 철학의 길 입구에 섰다. '철학의 길(哲学の道)'라는 오래된 나무간판은 벌써부터 이 앞으로 1.8킬로미터의 철학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여로가 있다고 알리는 듯 했다.철학의 길은 일본의 대철학자 중 한 명인 니시다 기타로의 사랑을 잔뜩 받은 그의 산책로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칸트처럼 언제나 같은 시간에 이 곳을 걸으며 사색을 즐겼을지는 잘 모..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6. 일본의 미의 이름, 은각사. ① 오늘부터는 교토 얼굴에 햇빛이 살랑였다. 아침이다. 발은 욱신대지만 여전히 몸에 활기는 넘친다. 오늘은 또 완전히 다른 도시를 마주할 생각에 마음속에 설렘이 일렁였다. 4박 5일의 일정 중 첫날과 이틀은 오사카, 나머지 이틀은 오롯이 교토를 돌아보는데 쓰기로 계획한 참이었다. 그리고 오늘은 사흘 째, 교토를 가는 날이다. 어제까지의 활기찬 현대의 일본과는 또 다르겠지. 고즈넉한 문화재들이 나를 반긴다. 그들은 나에게 뭐라고 속삭일까.아침식사는 교토에서 편의점에 들르기로 했다. 이왕이면 사람들이 들어차기 전에 교토의 문화재들을 하나라도 더 보기위해서는 아침 일찍부터 채비할 필요가 있었다. 오늘 갈 동선을 한 번 파악하고, 쥬소역에서 한큐선을 탔다. 움직일 것 없이 카와라마치역까지 가기만 하면 단돈 40..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5. 좀 다른 광경 ① 진짜 '오타쿠'문화를 만나다 난바를 돌만큼 돌았다. 벌써?라고 생각할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사실 난바나 우메다나 쇼핑을 중심으로 하는 관광에는 천혜의 입지를 갖추고 있지만, 보고 느낄것이 풍부한 도시는 아니다. 쇼핑을 좋아하냐고 하면 좋아하느 편이긴하지만, 혼자서 쇼핑을 하자니 처량하기도 하고 주머니 사정이 풍족하지도 않다. 그러니 도톤보리 크루즈까지 탄 시점에서 서 난바에서의 관광일정은 거의 끝났다고 봐야했다.그러나 이런 주머니 가난한 내게도 꼭 들러야하는 상점가는 존재한다. '덴덴타운'. 아키하바라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제품상가이다. 물론 전자제품을 사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애니메이션, 음악, 만화, 게임. 일본이 자랑하는 여러 서브컬쳐를 확실히 즐기고 있는 오타쿠라 자부하는 나이기에, ..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4. 오늘이 아니면 다시 없는 ① 드디어 난바! 타니마치욘초메에서 타니마치선을 타고 타니마치큐쵸메로, 그 곳에서 센니치마에선을 타고 난바역에서 내렸다. 지하철은 뭐라고 할까, 여전히 10년전 한국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듯 했다. IC카드(T머니같은) 것을 찍을 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회수권을 쓰고 있었고, 따뜻한 계열의 내부 인테리어는 요즘의 한국 지하철처럼 매끈하고 세련되기보단 여전히 투박하고 느릿했다. 편의성은 한국이 더 좋지만, 향수를 불어일으키기 때문일까, 이 쪽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닛폰바시오사카 난바. 오사카 중에서도 오사카로 불리는 곳이다.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의 인공천 '도톤보리'와 그 강을 중심을 발달한 상점가는 오사카 최대의 쇼핑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리고 그 곳에 드디어 내..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3. 빠른, 너무 나 혼자 빠른. ① 나 혼자 빠른 아침 아침 7시, 꽤나 지쳤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는 떠지지도 않던 눈이 알람에 맞춰 떠졌다. 몸은 가볍고 아무런 걱정도 없었다. 오늘의 일정은 오사카를 주유패스로 도는 것이었다. 우메다로 가서 주유패스를 사고, 오사카성을 보고 난바를 본 후 저녁에 우메다로 올라오는 꽤 급한 오사카 일주 코스였다. 세부적인 일정을 지도를 펼치고 가장 짧은 원을 그으면서 다시 한 번 메모했다. 달리 아침에 말을 할 이도 없고, 같이 밥을 먹을 이도 없기에 바로 적당히 짐을 싸서 밖으로 나왔다. 3월 첫 주라면 한국에서는 겨울이나 다름없이 쌀쌀했기에 얇은 옷 두 세장에 좀 두꺼운 야구잠바를 입었다. 이 일이 실수인 것을 안 건 조금 뒤의 일이었다. 부산보다 한참 아래에 위치한 오사카는 이미 우리나라로 치..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