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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람사진첩/블라디보스토크 사진첩

피자알리오(Pizzaiolo), 좋은 식사가 좋은 출발.

한바탕 아무것도 없는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을 떠나 졸음 가득한 채로 낯선 땅에 발을 딛었다.

이제 겨우 9시가 될 듯 말 듯한 시간. 숙소 체크인은 12시부터다. 새벽 비행기 스케줄은 소소하게 불편하다.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내내 편안한 숙소가 되어준 '골든 혼 베이 뷰'
1박 5~6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 청결, 서비스 모두 좋고 적당한 높이에 있어 바라보는 경치도 좋다.

일단 짐을 숙소에 맡기고 다시 빈 손으로 내려왔다. 10시가 채 되지 않았다.

관광을 할까 했는데, 배가 요동친다. 생각해보니 새벽 2시 경 먹은 맛없는 샌드위치 이후로 먹은 것이 없다.

좋은 식사를 배불리 해야겠다. 좋은 여행은 좋은 식사로부터 나온다.

블라디보스토크에서도 이름난 피자가게, 피자알리오(Pizzaiolo)

어떤 것을 먹을까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서구적으로,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낯설지 않게 하기로 했다.

근방에서 가장 평점이 높은 식당인 '피자알리오(Pizzaaiolo)'를 찾았다. 

찾기는 어려운 편이었다. 사진으로 보니 눈에 띄는 듯 하지만 은근 슬쩍 주변에 녹아들어 창문에 있는 피자그림을 보기 전까지 못 찾았다.

거의 대부분이 목조로 되어있는 아담한 가게 내부

문을 열고 들어가니 종업원이 2층으로 안내했다.

가게 내부는 오픈한지 얼마 안 된 시간임에도 치즈와 토마토 냄새로 가득했다.

나도 냄새처럼 녹을 것만 같은 편안하고 아늑한 냄새였다.

피자 위주로 가격을 보자면
스몰 사이즈가 200 루블
미디움 사이즈가 400루블
라지 사이즈가 600루블 정도 가격에 형성되어 있다.
라지로 시켜도 13,000원 정도의 가격으로 부담없다.

허기가 졌는지, 결국은 밥을 먼저 시켰다. 리조또다.

나이가 들긴 들었나보다. 밥심이란게 무엇인지 알 것 같았다.

첫 아침부터 피자를 먹자니 조금 부대껴서 크림 리조또를 시켰다. 투박하고 푸짐하게 리조또가 서빙됐다.

치즈가 뭉근히 쌀알을 감싸 따스함이 오래도록 남았다. 느끼하기보단 든든하고 부드러웠다.

미디엄 사이즈의 햄피자가 나왔다. 430루블. 

누가 뭐라 할 것도 없이 일행이 전부 리조또를 먹어 치우니 도우가 뜨거울 정도로 갓 나온 햄피자가 자리했다.

미디움 사이즈를 남자 셋이서 배고프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한국에서의 XL 정도의 사이즈였다. 아마 가장 큰 것은 패밀리 사이즈 정도 되리라. 

430루블, 따지고 보면 8000원 밖에 안되는 피자였지만 도우, 치즈, 햄, 토마토 소스까지 전부 신선해 그 풍미를 자랑했다.

특히나 피자의 정점은 도우라고 생각하는 나로서는 갓 나온 쫀득한 도우는 여행의 첫 식사로는 최고였다.

굳이 단점을 꼽자고 하면 간이 조금 세서 짜고 느끼한 것을 싫어하는 이에게는 힘들 수 있다는 정도였다.

예상보다 훨씬 맛있는 피자를 첫 끼니로 먹으니 나른해지면서 행복감이 몰려왔다.

창 밖으로는 평일 오전의 부드러운 가을햇빛이 내리쬐었다.

맛있는 식사와 잔잔한 평일 거리, 그리고 모두가 처음 만나는 이들. 내가 여행을 사랑하는 이유다.

피자만큼이나 좋은 여행을 선물하길, 블라디보스토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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