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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5 단상 지금껏 한 달 넘게 하나를 못 썼다. 많이 불안하네. 난 분명히 숨 돌릴 틈도 없이 바쁜데, 내가 가는 길이 내가 원하는 길 같지가 않다. 하고 싶은 게 많다. 이미 내 나이 또래들이 결과물을 낸다. 나는 그저 시스템을 따라간다. 늦는 게 아니라지만, 아직 젊다지만, 역시 힘들다 뒤처지는 것 같아서. "좋겠네. 갈 길이 정해졌잖아" "다른 곳에 몸을 기울이는 것만으로 많은 이를 두려움에 떨게 하는 모습이?" "연료도 늘 부족하지 않잖아" "연료가 부족해서 불안해도 해방되고 싶어" "그렇게 말해도 너 부러워 하는 놈들이 얼마나 많은데" "그걸 이해하고 좋아하는 내가 가장 싫다." 완행열차는 또 몸을 움직인다. 바쁘긴 한데 어딜 가는걸까. 까만 연기가 속부터 새나온다. 더보기
쿠로코의 농구-완벽에 대해 '완벽'. 사람은 누구나 완벽주의자라는 말도 있을만큼 사람은 자신의 부족한 곳을 찾아내는 데 열심이고, 또 그것을 어떻게든 메우려고 수 없는 시간과 노력을 바치지. 이게 심리학적으로든, 문학적으로든, 단순히 효율문제에서든, 완벽함은 누구든지 쉽게 매혹시킬 수 있는 큰 매력이라고 생각해. 누구에게나 통용되는 최고의 덕목, 가장 큰 매력, 성공의 지름길. 어떻게든 설명되는 이 '완벽'. 오늘은 그 것에 대해 얘기해보려 하네. 자, 여기 농구 코트가 있어. 그리고 이 농구에 청춘을 바치는 이들도 있지. 그리고 당연하게도 갈등도 있어. 아, 땀내음이 흘러넘치는 스포츠 만화겠네. 그렇지? 스포츠만화라면 뭐가 있을까. 역시 앞뒤 모르고 달려드는 노력과, 단순하면서도 가슴을 울리는 외침과, 곧 무너질 것 같은 갈등에.. 더보기
[아인의 서재] 밀실살인게임 시리즈_답하고 싶은 질문들 '밀실살인게임'. 일본의 추리작가 우타노 쇼고가 지은 세 권의 시리즈 소설이야. 3권의 플롯은 놀라울 정도로 같으면서도 파격적이야. '복수, 금전, 치정같은 이유 없이, 단순히 내 지적 쾌락을 위해서 아무도 풀지 못할 트릭을 고안하고 살인하고 문제를 낸다. 그리고 그렇게 출제한 문제를 똑같이 지적 쾌락을 위해 어떤 죄책감도 의무감도 없이 해결한다.'정말로 플롯은 이게 전부야. 심플하고, 놀라울 만큼 냉랭하지. 자칭 추리마니아들은 각자의 얼굴을 가리고 캐릭터를 만들고, 그 캐릭터로 분장하여 화상채팅으로 누가 더 뛰어난 추리력을 가졌는가를 출제자는 실제로 죽여서, 그리고 나머지는 만들어진 살인사건을 감상하며 추리하지.플롯이 단순하니 이야기의 갈등도 거의 없지. 죽이 맞는 사람끼리 즐기는 일이니 그 행위의 도.. 더보기
2016.09.28 감상 미친듯이 달리라 해서 미친듯이 달렸더니 남는 건 뒤쳐진 나와 채찍질에 벗겨진 살들 미친 척 걸어보자 해서 미친 체 걸었더니 내가 보지 못한 승리와 상처를 감싸줄 풀잎들 더보기
2016.9.26일의 정물 네가 나에게 관심을 가진 건 나를 처음 만났을때 손에 쥐었을 때 처음 교감했을 때 나를 아낀다 생각했지 관심을 가지는 남자들에게 무척이나 행복한 얼굴로 자랑하기를 수차례 나를 자랑스러워 한다 생각했지 같이 걸어간 길 아름답다며 내 눈에, 내 가슴에 추억을 새기고 당신은 내 추억의 단편을 즐겼지 어느새 당신은 내 그대로보다 나를 이용해 어떤 걸 할 지 쉼없이 궁금해하며 내 마음을 쉴 새 없이 뜯어보고 긁으며 그 누군가와 시시덕댔지 지금은 이제 질린다며 다른 대체제를 찾으면서도 쉴 새 없이 나를 만지고 있지 내가 좋은 걸까 단지 재밌는 걸까 나는 언제 너에게 버려질까 너에 대한 기억은 지우지도 못한채 네가 준 상처만 안고 더보기
기대와는 다른 '키다리 아저씨' 자, 여기 뮤지컬이 있어. 수많은 세월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 받은 소설을 가지고 만들어진 뮤지컬이야. 당연히 대극장이여야 할테고, 화려한 무대장치의 많은 훌륭한 배우들이 세련되고 스케일 큰 노래를 가지고 온갖 무용을 선보이겠지. 그 원작이 수많은 이들을 설레게 한 '키다리 아저씨'인데 말이야. 자네도 그렇게 생각하지 않나? 수십년 간 다져온 뮤지컬에 대한 기대감은 하나의 큰 성과 같으니까. 당연히 기대도 그 성만큼이나 한 보따리 챙겨서 가게 되지. 그런 의미에서 '키다리아저씨'는 그런 한 보따리의 기대를 가지고 갔다가는 많이 혼란스러울지도 몰라. 기대를 아예 하지 말고 가야 하는 공연이란 건 아니야. 그런 기대를 잔뜩 챙겨갔다가 환호가 뒤섞인 충격을 받는거지. 이 뮤지컬은 많은 것이 지금까지의 한아름의.. 더보기
싱스트리트-당신의 뒤에 언제나 스타는 탄생하지. 능력이 뛰어나고 거기에 적절한 환경까지 갖춰지는, 그야말로 스타를 하기 위해 태어난 이들 말이야. 자네가 생각하는 싸이나, GD같은 사람들이 그런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무대는 1980년대 아일랜드, 이 곳에 '코너'라는 이름을 가진 스타가 존재하고 있어. 코너라는 소년은 단순히 사랑을 하기 위해 밴드를 꾸렸고 그 과정 가운데서 스타가 되어갔다는 직관적인 이야기를 1980년대 아일랜드라는 시대상을 효과적인 도구로 이용해 꾸며낸 이야기야. 주인공인 '코너'는 여러모로 모두가 그를 스타로 만들기 위해 발버둥쳤다고 봐도 좋을 만큼 상황이 완벽하게 맞물려 돌아가. 실업자가 넘쳐나는 80년대 아일랜드, 가정은 부서지기 일보직전, 코너가 도망칠 곳은 음악 뿐이고 그 가운데 억압적.. 더보기
트레이서-오버워치 원래 곧잘 그림을 그렸었는데, 못그린지가 거의 2년이 다 되어가서, 이러다가 아예 못그리겠다 싶어서 그래도 어느 정도 완성된 그림을 자네 앞에 보여주네. 오버워치는 오픈 전 부터 트레이서가 너무 좋아서 트레이서만 파던 기억이 있는데, 그래서 이번에도 처음으로 삼았지.근데 시간 가속기 진짜 너무 힘들더라구.... 저것도 만족스럽지는 못하지만..앞으로 기계채색을 더 신경써봐야겠어.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