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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쌉싸래한 단편소설]사랑하는, 두 사람- 사랑의 표현

많은 이들이 오늘도 사랑을 접는다. 보통 이유는 상대방이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었을 때일 것이다. 그 확신은 여러 모습을 가지고 있지만, 그 중에서도 표현이 없어서는 꽤 흔한 이유이다. 그 만큼, 상대방에게 사랑을 얼마나 표현하는 가는 사랑에 있어서 빼놓고 얘기하기 힘든 점이다.

그럼 한 번 사랑의 표현에 대해서 얘기해보자. 사랑의 표현이라 하면 달콤하게 속삭이는 구애의 말들이 떠오를 것이다. 실제로 가장 직접적이고 한 순간에 사랑이라는 감정을 느끼기 쉬운 방법일 것이다. 애초에 사랑한다는 고백이 없이 사랑이라는 것이 시작될 수 있는지 의문이 생기기도 한다.

그런데 사랑하는, 두 사람(するふたり)’에서는 이런 대사가 상호간에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제목부터 사랑이 목표지점인 소설에서 애인 사이에서 사랑한다는 고백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은 신기한 일이다. 가장 직접적으로 사랑한다는 것을 표현한 것이 예쁘다헤어지고 싶지 않아정도다. 그것도 본인에게 한 것이 아닌 애인의 딸에게 한 것이다.

물론 서로가 마음이 맞아서 사랑을 속삭이지 않겠다는 것이 아닌, 남자 쪽에서 애인이 원함에도 불구하고 사랑을 말하지 않은 것이다. 결국 여자 입장에선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 수 있고, 결국 확신 없는 연애는 종지부를 향해 달려간다. 그 가운데 여자의 딸이 어머니의 애인이 떠나는 걸 붙잡아 자신의 집으로 초대한다. 하지만 남자는 그 날도 사랑을 속삭이지 않았다. 집으로 오지도 않았다.

그래서 어떻게 됐을까. 두 남녀는 다시 사랑을 확인했다. 남자는 밤새 집 앞 골목에서 차를 대고 고민하다가 자버렸고, 여자는 그 모습을 보고 사랑을 확인했다. 남자는 사랑을 속삭이지만 않았을 뿐이지 여자를 사랑하고 있었다. 어떻게 사랑을 느끼게 해줄지 고민하다 자게 되었는지, 일이 늦어져서 늦게 와버려 자게 됐는지는 모른다. 하지만 그 밤에 불편한 골목에서 자게 된 것은 오로지 여자 생각으로 가득했다는 것은 확실하다. 그리고 그것을 여자는 느꼈다.

그들은 서로를 사랑하고 있다. 사랑의 말은 언제나 필요할 때 찌르면 나오고, 포장도 허울좋게 할 수 있다. 하지만 사랑의 행동은 말만큼 크게 만들기 위해서는 항상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보통 말하는 만큼 행동을 하는 것은 그렇기에 쉽지 않다. 그것을 여자도 느꼈고, 받아들였다. 사랑은 지속됐다. 그들은 서로가 사랑하고 사랑받고 있음을 굳건히 믿을 것이다.


작가는 로망포르노 배우로서 커리어를 시작했다. 포르노가 예술적으로 인정되어 영화적인 위상을 가지고 있던 그 시기여도 포르노는 포르노다. 그 이후로 맡은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그는 수많은 사랑을 했을 것이다. 육체적이고 원초적인 사랑도, 사탕같이 달콤한 말도 그녀에게는 수 많은 경험의 일부였을 것이다. 그녀는 그것을 사랑의 증거로 여기기 힘들었다. 그녀에게는 정말 사랑하기에 나오는 자연스러운 행동이 간절히 필요했을 것이다.

비단 작가만의 사랑의 관점은 아니다. 사회가 지나면 지날수록 달콤한 말은 많아지고 뜨겁고 본능적인 사랑은 도처에 넘친다. 하지만 그 가운데서 사랑을 느낄 수 없이 단지 오늘 하루를 버티기 위한 일회용 사랑을 찾는 이들은 그와 비례해 넘치고 있다. 사랑의 증거가 바깥에 내둔 기름만큼이나 사라지는 이 때, 그저 보고 싶어서 문 앞까지 찾아갔다가 잠들어버리는 남자, 모리카와의 모습은 따뜻하게 무거운 사랑의 행동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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