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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쌉싸래한 단편소설]그녀의 실수 -자신을 잃어버린 그녀들의 얼굴에-

사람은 언제나 누군가와 자신을 비교한다. 친구는 어디에 취직했다느니 하는 그런 말이 귓속에 맴돌 정도로 타인에 의해서도, 자기 자신이 스스로도 언제나 누군가와 비교하며 비교 대상보다 나아지기 위해 노력한다. 이 사실 자체가 나쁜 것은 아니다. 인류가 먼 인류부터 발전해 왔던 원동력이기 때문이다.

그녀의 실수에 등장하는 두 여자들도 서로가 서로를 비교하며 살아왔다. 한 여자는 촌티 나는 동기를 친구라는 명목으로 늘 옆에 두고 비교하며 자신이 그보다 우월하다는 사실에 만족했다. 다른 한 여자는 그런 친구의 세련됨과 그 세련됨에 이끌린 주변 이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이 사람을 따라가다 보면 더 나은 사람이 될 거라는 생각하며 세련된 그녀와 계속 관계를 이어갔다. 여기까지는 나쁠 것이 없다. 모두가 그런 삶을 살고 있으니까.

그러나 문제는 그 다음이다. 우월감을 느끼던 여자는 자신이 더 우월해지기 위해 자신을 깎는 노력을 하는 것이 아닌 오로지 열등하다고 생각하는 이가 자신을 따라오지 못하게 그녀의 모든 것을 뺐었다. 뺏기기만 했던 여자는 이내 자신이 열등해지기만을 원하는 세련된 그녀를 넘어서기 위한 노력을 멈췄다. 그리고 오로지 그녀를 자신보다 낮은 곳으로 끌어내리겠다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녀들은 자신의 노력을 멈췄다.

그녀들이 어떤 생각으로 다른 것은 생각도 안하고 대학생에서 사회인이 되고 결혼을 꿈꿀 때까지 상대방의 것을 뺏겠다는 생각으로 살게 되었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결국 그렇게 많은 세월 동안 사회생활을 하면서 조차 그녀들은 바뀌지 않았다. 그들이 생각한 최후의 계략은 자신의 부족한 결혼상대를 상대에게 주고 자신은 상대의 훌륭한 결혼상대와 결혼하는 것이었다. 그들에게 있어서 가장 완벽한 계획임이 틀림없었다.

그러나 그 완벽한 계획은 실수였다. 자신보다 열등한 아이가 더욱 더 아래로 추락했다는 사실에 만족하던 여자는 매일을 남편의 잔혹한 폭력 속에 신음해야 했고, 복수에 성공하고 자신의 삶도 모두 부러워하는 상류층에 위치했다고 만족하던 여자는 돈만 축내는 미래도 안 보이는 남편에게 매여서 남은 척박한 인생을 보며 절망해야 했다.


그 가운데 도대체 무엇이 남는 것인가. 아무 것도 남지 않는다. 자기 자신조차 남지 않는다.. 당장 벗어나야 할 최악의 실수임을 깨달은 때에 이르러서도 세간의 이목을 두려워하고 자신이 아래에 뒀다고 생각하는 상대방 때문에 이혼은 생각도 못하는, 아직도 계속해서 뺏어야 할 상대방만 보고 원하는 자신의 모습을 그릴 생각도 못한 그녀들의 삶은 멈추다 못해 길을 잃어버렸다.

분명 그녀들의 이름은 작품에 존재한다. 하지만 내게는 그녀들의 이름이 기억에 남지 않는다. 그녀들의 얼굴도 상상이 되지 않는다. 굳이 생각한다면 달걀귀신같이 반들반들하고, 거울에도 비치지 않는 모습이다. 남의 행복을 가로채는 것으로 웃음을 얻으려 한 그 이목구비는 어딘가로 사라져버렸다. 섬뜩함과 동시에 이 책을 누군가에게 건네고 싶다. 자신의 모습을 볼 기회가 없었던 그녀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녀들과 닮은 이들이 자신의 길을 찾아 다시 걸을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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