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썸네일형 리스트형 블라디보스토크 해양공원, 사람 사는 맛 난다. 몸은 물에 젖은 솜이불처럼 처지지만 아직 숙소 체크인은 멀다. 그래도 처음 온 블라디보스토크, 첫날부터 쳐져있기에는 시간이 아쉽다. 식사도 든든하게 했으니 피곤하지 않게 산책할 만한 곳을 찾았다. 날씨는 더할나위 없이 완벽했다. 하늘은 높고 구름은 회화의 한 조각처럼 걸려있었다. 가을이라기엔 살짝 따뜻한 공원 초입에서 레스토랑에서 나온 공연단은 점심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바람을 타고 맑은 바다냄새가 났다. 근해의 비린 냄새가 아닌 쾌청하고 맑은 바다향기였다. 바다를 마주한 공원 한켠에는 장터가 나란히 늘어서있었다. 철제 군용 술통, 파이프 담배, 수제 가죽제품 등이 가득했다. 이곳이 대륙의 동쪽 끝 도시라 해도 광대한 러시아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은 모습 같아 괜스레 기분이 들떴다. 익살스러운 마트.. 더보기 피자알리오(Pizzaiolo), 좋은 식사가 좋은 출발. 한바탕 아무것도 없는 블라디보스토크 공항을 떠나 졸음 가득한 채로 낯선 땅에 발을 딛었다. 이제 겨우 9시가 될 듯 말 듯한 시간. 숙소 체크인은 12시부터다. 새벽 비행기 스케줄은 소소하게 불편하다. 블라디보스토크 여행 내내 편안한 숙소가 되어준 '골든 혼 베이 뷰' 1박 5~6만원 대의 저렴한 가격에 청결, 서비스 모두 좋고 적당한 높이에 있어 바라보는 경치도 좋다. 일단 짐을 숙소에 맡기고 다시 빈 손으로 내려왔다. 10시가 채 되지 않았다. 관광을 할까 했는데, 배가 요동친다. 생각해보니 새벽 2시 경 먹은 맛없는 샌드위치 이후로 먹은 것이 없다. 좋은 식사를 배불리 해야겠다. 좋은 여행은 좋은 식사로부터 나온다. 어떤 것을 먹을까 고민을 거듭하다가 결국 서구적으로, 하지만 처음부터 너무 낯설지 ..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10.(完) 알아가다. ① 먼지와 세월 속에서도역시 든든하게 밥을 먹으니 기분이 확 전환됐다. 오전 내내 따라다녔던 아쉬움도 어쩌면 배고픔이 극대화시키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 정도였다. 여전히 하늘은 흐렸지만 마지막 날은 경쾌하게 가야만 할 것 같다는 마음이 샘솟았다. 앞으로 7~8시간 남짓 남은 여행, 한 번 시작해보자.사실 철도에 큰 관심이 있는 것도 아니고 역사가 아무리 랜드마크라 해도 그렇게 큰 관심을 가지지는 않았다. 오사카에서는 그를 증명하듯 역사는 한 번도 위에서 바라본 적도 없다. 하지만 이왕 교토역 옆에서 밥을 먹었는데 교토역을 둘러보지 않는 것은 실례가 아닐까. 교토에서 보는 현대식 건축물에 대한 관심도 있고 말이다.▲밖에서 본 교토역, 역보다는 버스의 복잡함이 눈에 띈다.처음 도착해서 본 바로는 왕십리나..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8. 보다 쓰러지다(見倒れ) *다닌 장소들이 장소들이라 '천황'이라는 용어가 많이 나옵니다. 이는 천황이라는 직함이 황제나 천자와 같은 왕정부터 내려온 그들의 고유명사로 해석했습니다. 따라서 굳이 천왕이나 일왕등으로 억지로 낮추지 않고 사용했음을 양해바랍니다. ① 과거를 유람하다헤이안 신궁에서 버스를 타고 20분쯤 내려갔다. 긴가쿠지 주변은 돌 만큼 돌았으니 이번에는 교토 동부다. 계산된 교토 일주를 위해서는 긴가쿠지 주변부터-동부-남부-서부를 시계방햐으로 돌아야 했다. 오늘과 내일이 남았으니 오늘 적어도 교토 동부를 제대로 봐야했다. 4시가 가까웠다. 슬슬 해는 넘어가고 있었고 많이 걸어서 다리는 욱신댔지만 조금만 힘을 내보기로 했다.동부의 가장 끝 자락에 내렸다. 지도를 보니 여기서 주요 명물들을 훑으며 내려가면 처음 도착했던 ..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7. 내가 왔기에 느낄 수 있다. *다닌 장소들이 장소들이라 '천황'이라는 용어가 많이 나옵니다. 이는 천황이라는 직함이 황제나 천자와 같은 왕정부터 내려온 그들의 고유명사로 해석했습니다. 따라서 굳이 천왕이나 일왕등으로 억지로 낮추지 않고 사용했음을 양해바랍니다. ① 평범한 길 한자락에서 철학을 마시다잊혀지지 않을 조용하고 치밀한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기고 긴가쿠지를 떠났다. 다시 산도를 지나 철학의 길 입구에 섰다. '철학의 길(哲学の道)'라는 오래된 나무간판은 벌써부터 이 앞으로 1.8킬로미터의 철학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여로가 있다고 알리는 듯 했다.철학의 길은 일본의 대철학자 중 한 명인 니시다 기타로의 사랑을 잔뜩 받은 그의 산책로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칸트처럼 언제나 같은 시간에 이 곳을 걸으며 사색을 즐겼을지는 잘 모..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5. 좀 다른 광경 ① 진짜 '오타쿠'문화를 만나다 난바를 돌만큼 돌았다. 벌써?라고 생각할 사람도 많을 것 같다. 사실 난바나 우메다나 쇼핑을 중심으로 하는 관광에는 천혜의 입지를 갖추고 있지만, 보고 느낄것이 풍부한 도시는 아니다. 쇼핑을 좋아하냐고 하면 좋아하느 편이긴하지만, 혼자서 쇼핑을 하자니 처량하기도 하고 주머니 사정이 풍족하지도 않다. 그러니 도톤보리 크루즈까지 탄 시점에서 서 난바에서의 관광일정은 거의 끝났다고 봐야했다.그러나 이런 주머니 가난한 내게도 꼭 들러야하는 상점가는 존재한다. '덴덴타운'. 아키하바라와 함께 일본을 대표하는 전자제품상가이다. 물론 전자제품을 사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애니메이션, 음악, 만화, 게임. 일본이 자랑하는 여러 서브컬쳐를 확실히 즐기고 있는 오타쿠라 자부하는 나이기에, ..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4. 오늘이 아니면 다시 없는 ① 드디어 난바! 타니마치욘초메에서 타니마치선을 타고 타니마치큐쵸메로, 그 곳에서 센니치마에선을 타고 난바역에서 내렸다. 지하철은 뭐라고 할까, 여전히 10년전 한국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듯 했다. IC카드(T머니같은) 것을 찍을 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회수권을 쓰고 있었고, 따뜻한 계열의 내부 인테리어는 요즘의 한국 지하철처럼 매끈하고 세련되기보단 여전히 투박하고 느릿했다. 편의성은 한국이 더 좋지만, 향수를 불어일으키기 때문일까, 이 쪽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닛폰바시오사카 난바. 오사카 중에서도 오사카로 불리는 곳이다.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의 인공천 '도톤보리'와 그 강을 중심을 발달한 상점가는 오사카 최대의 쇼핑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리고 그 곳에 드디어 내..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3. 빠른, 너무 나 혼자 빠른. ① 나 혼자 빠른 아침 아침 7시, 꽤나 지쳤다고 생각했는데, 한국에서는 떠지지도 않던 눈이 알람에 맞춰 떠졌다. 몸은 가볍고 아무런 걱정도 없었다. 오늘의 일정은 오사카를 주유패스로 도는 것이었다. 우메다로 가서 주유패스를 사고, 오사카성을 보고 난바를 본 후 저녁에 우메다로 올라오는 꽤 급한 오사카 일주 코스였다. 세부적인 일정을 지도를 펼치고 가장 짧은 원을 그으면서 다시 한 번 메모했다. 달리 아침에 말을 할 이도 없고, 같이 밥을 먹을 이도 없기에 바로 적당히 짐을 싸서 밖으로 나왔다. 3월 첫 주라면 한국에서는 겨울이나 다름없이 쌀쌀했기에 얇은 옷 두 세장에 좀 두꺼운 야구잠바를 입었다. 이 일이 실수인 것을 안 건 조금 뒤의 일이었다. 부산보다 한참 아래에 위치한 오사카는 이미 우리나라로 치.. 더보기 이전 1 2 3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