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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올드패션드 - 러시아 미식에 눈뜨다 잠시의 휴식을 마치니 12시가 살짝 넘었다. 미리 봐 두었던 음식점. 올드 패션드에 들어갈 시간이다. 이름과는 다르게 세련된 야외 라운지를 가지고 있는 식당이었다. 햇살이 이보다 좋을 수 없는 날이어서 식당 내부도 궁금했지만 야외 라운지 석을 선택했다. 웨이터가 안내해준 자리는 가장 중앙, 전망 좋은 자리였다. 아침부터 어디 앉지도 않고 계속해서 걸어온 우리에게 가장 맘에 든 것은 역시 의자. 그대로 잘 수도 있을 만큼 푹신한 의자에서 일정 생각도 없이 유리 위로 비치는 우유 탄 듯한 하늘을 만끽했다. 메뉴판은 외국인에게 맞추어 영어와 한국어가 섞인 메뉴판을 가져다주었다. 뭔지 모르면 손짓 발짓을 하며라도 물어보면 되지만, 이런 배려가 있으면 더 좋을 수밖에 없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테이스팅 코스'.. 더보기
블라디 브런치 로드 - 남쪽 해안가를 따라 혁명광장이 햇빛으로 따가워졌다. 자리를 피할 때가 되었다. 점심을 먹기는 이른 시간이지만, 브런치를 먹기 위해 산책하기엔 아주 좋은 시간이다. 먼저 들른 곳은 가장 규모 있는 혁명광장 기념품샵이지만, 기념품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우리는 거리를 걷는 중이니까 말이다. 혁명광장 기념품샵을 끼고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해안이 따라 보이는 산책로가 나온다. 물론 블라디보스토크 외곽으로 빠지는 주 도로중 하나지만 굳이 신경 쓰지 않는다. 하늘이 블루 큐라소보다 맑고 황홀한 색을 자랑하고, 산책하기 좋은 햇살이 몸을 휘감는다. 이런 날씨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만 봐도 즐겁다. 그 이상 눈길을 끄는 것이 없을 때 얘기다. 군 건물을 지나자 마자 큰 잠수함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단순히 전시품인가 싶었더니 내.. 더보기
혁명광장 - 블라디보스토크에서의 혁명적 아침 사람이란 자고 먹은 후, 다시 푹 잘 수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는 밤이었다. 잘 수 있는 한 가장 푹 잔 이튿날, 날씨는 이보다 좋을 수 없게 청명했다. 전 날 사온 아침을 적당히 먹고는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옷을 챙겨입고 거리로 나섰다. 블라디보스토크의 주말은 한적한 소도시의 느낌이 물씬 났다. 물론 아시아 끝자락임에도 유럽의 정체성을 잃지 않은 온갖 옛 서양식 건물들과 키릴문자의 향연은 우리가 아시아 맨 끝, 그러나 유럽 한 가운데 와 있음을 다시금 느끼게 했다. 스베틀란스카야 거리를 향해 지체없이 내려갔다. 첫 목적지는 혁명광장이다. 그러면서도 건물들에서 밀려오는 진한 유럽의 감성은 충분히 마시고 즐겼다. 그리고 그 냄새의 근원, 바다가 보이는 혁명광장에는 가장 러시아다움의 집합이 기다리고 있었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