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어에는 특유의 악센트가 존재한다. 보통 외국에서 일본어를 학습하는 학습자에게 있어서 일본어의 악센트는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치부되기 싶지만, 일본어에 있어서 악센트를 제외하고 얘기하기는 어렵다. 일본어의 악센트는 단순히 강조의 의미가 아닌 언어의 구성면에 있어서 다양한 의미와 쓰임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본어의 악센트는 ‘고저 악센트’이다. 즉, 단어 안에서 소리 높이의 변화를 가지고 있는 언어인데, 기준을 공통어에 놓고 예를 들어보자. 「はし(다리)」의 「は」는 낮고, 「し」는 높게 발음한다. 그러나 「はし(젓가락)」의「は」는 높고, 「し」는 낮게 발음한다. 이와 같이 일본어 내에서는 고저의 차이에 의해서 단어의 의미가 달라지는 경우가 다수 존재한다. 즉 단어의 의미 구별을 위해서는 필수적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일본어 공통어의 악센트에는 박(泊)에 따라서 악센트의 높낮이가 결정되는데, 첫 번째 박과 두번째 박의 소리의 높이가 달라져야 한다. 즉 첫번째 박이 높으면 두번째 박은 반드시 낮으며, 첫 번째 박이 낮으면 두번째 박은 반드시 높아진다. 위의 예와 같이 두 박의 단어에서는 단순하게 봐도 두 가지의 다른 악센트를 가질 수 있으며, 이로서 적은 모음을 활용하면서도 충분히 많은 단어의 의미를 구별할 수 있다.
일본어가 악센트에 따라 같은 발음이더라도 다른 단어를 표현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알아봤다. 그렇다면 일본어의 악센트는 얼마나 다양한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일본어의 공통어 악센트를 크게 나눠서 ‘평판(平板)’과 ‘기복(起伏)’,두 종류의 악센트가 있다.
▲일본어에는 세부적으로는 4가지의 악센트가 있지만, 범주상 크게는 2가지의 악센트가 존재한다.
평판형 악센트는 첫 번째 박이 낮으며, 그 이후의 박은 첫번째 박보다 높고 평탄하게 발음한다. 평판형의 단어 중 소리의 높이가 갑자기 낮아지는 경우는 없다. 예를 들어보자면 「遊び」、「きっぷ」등을 볼 수가 있다.
기복식 악센트를 보면 단어를 발음하는 가운데 소리의 높이가 갑자기 낮아지는 곳이 생긴다. 이를 ‘악센트핵’이라고 부른다. 이 악센트핵은 한 단어에 하나의 악센트핵만 존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はし(젓가락)」의 경우, 소리의 높이가 「は」의 직후에 급격히 낮아지므로 악센트핵이 「は」에 있다고 볼 수 있다. 「はし(젓가락)」의 악센트 핵은 첫번째 박에 있으므로 ‘두고형(頭高型)악센트’ 라고 부른다. 「あなた(당신)」의 경우,소리의 높이가 「な」의 직후에 급격히 낮아지므로 악센트핵은 「な」에 있고,이를 중고형(中高型)악센트라고 부른다. 「みずうみ(호수)」、「なつやすみ(여름방학)」등도 중고형 악센트로 「みずうみ(호수)」의 경우 악센트핵은 「う」、「なつやすみ(여름 방학)」의 경우、악센트핵은 「や」에 있다.
또한 기복식 악센트 중에서도 악센트핵이 마지막 박에 있는 경우 미고형(尾高型)악센트라고 한다. 미고형 악센트를 가진 단어를 단독으로 발음하면 평판형과 같이 소리의 높이가 급격히 낮아지지는 않는 것처럼 들린다. 평판형 악센트와 미고형 악센트의 차이는 단어 뒤에 조사가 붙을 경우에만 알 수 있다. 예를 들면,「はなが(코가)」는 저고고로 발음되기 때문에 평판형이다. 그러나「はなが(꽃이)」의 경우는 저고저로 발음되므로,「はな」의 「な」의 직후에 소리의 높이가 급격히 낮아지는 미고형이다.
외국인이 일본어의 악센트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단어 하나 하나의 악센트핵이 어디 있는지를 듣고 알 수 있어야 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일반적으로 악센트는 단어에 따라서 다르기 때문에 악센트를 습득하기 위해서는, 하나하나의 단어의 악센트핵을 구별할 수 있는 능력을 먼저 습득하는 것이 필요하다.
그러나, 악센트핵이 어디에 있는지 대체로 예측할 수 있는 경우도 있다. 바로 외래어의 악센트이다. 외래어의 악센트는 어느 정도 규칙이 있다. 보통 외래어는, 보통 어말에서 3박째에 악센트핵이 있다. 「サラダ 」나 「バナナ」를 보면 알 수 있다.
그러나, 어말에서 3박째가 「ッ」, 「ン」, 장음과 같이 특수한 발음의 경우는, 「スーパー」、 「セーター」와 같이 악센트핵이 앞의 박으로 이동한다. 또한 원래 2박 밖에 없는 단어는 어말에서 3번째 박의 소리가 없기 때문에, 어말에서 2박째가 악센트핵, 두고형 악센트가 된다.
그러나, 현대에 들어서는 이전부터 일본어에서 많이 쓰이던 「ピアノ」、 「ガラス 」와 같은 외래어뿐만 아니라 「ネット 」、 「パーティー 」 등과 같이 현대 젊은 층에서 많이 쓰이는 외래어 또한 평판형 악센트화 되고 있기에 악센트핵이 있는 외래어들이 점차 줄어가고 있는 추세이다.
그렇다면 두 개의 명사가 복합하여 1개의 명사로 된 경우의 악센트는 과연 어떨까? 복합명사의 악센트형은, 복합한 두 개의 명사를 각각 말할 때와 같은 악센트형을 서로 유지하지 않는다. 각각 말할 때에는 한 단어마다 악센트핵이 있겠지만, 하나의 단어로 복합된 경우는 악센트형이 바뀌게 되는 것이다. 앞에서 말했듯이 하나의 단어는 하나의 악센트핵 밖에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 はる(春)」 와 「やすみ(休み)」가 복합하여 「春休み」가 되었다면, 악센트형은「はるやすみ」가 아니라, 「はるやすみ」가 된다.
동사의 악센트 또한 기본적인 악센트 변화의 틀을 따른다. 그러나 동사의 변용시에는 악센트가 변하는데, 평판형 악센트 동사의 경우, 「~て」형이 되었을 때도 「~ない」형이 되었을 때도 악센트 형은 평판형 그대로를 유지한다. 그러나, 「~ないで」로 될 때는, 악센트형이 기복형으로 바뀌어, 「な」에 악센트핵이 나타난다. 또한 「~ます」형의 경우는, 「ま」에 악센트핵이 붙는다. 예를 들면, 「行く 、 行って 、 行かない、 行かないで、 行きます」같이 변한다고 볼 수 있겠다.
기복식 악센트형 동사의 경우 「~て」형이 된 경우, 악센트핵은 「あう(会う) 」→ 「あって 」、 「たべる(食べる)」→ 「たべて 「て」의 두번째 앞 박이 된다. 그러나, 「て」의 두번째 앞 박이 특수한 박(촉음, 탁음, 장음)인 경우는, 특수박이 악센트핵을 갖지 못하기 때문에, 「かえる(帰る) 」→ 「 かえって 」와 같이 그보다 하나 앞 박에 생성된다. 그리고, 원래 2박인 동사는 「みる(見る) 」→ 「 みて 」와 같이 「て」 바로 앞의 박이 된다.
「~ない」형 과 「~ないで」형의 경우는, 「あう(会う) 」→ 「あわない」 「あわないで」와 같이 「な」의 바로 앞 음절에 악센트핵이 위치한다. 「~ます」형은 평판형과 같이 「ま」에 악센트 핵이 위치하게 된다.
지금까지 일본어의 전체적인 악센트와 그 변화에 대해서 알아보았다. 악센트는 분명히 일본어에 있어서 중요하다. 의미 파악에 있어서 무엇보다 중요한 요소이며 문장 안에서 단어 사이사이를 갈라주는 역할을 해주어 회화에 있어서 악센트가 능통하지 못하다면 의미 전달이 힘들어질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악센트핵의 변동은 무수히 많은 규칙이 있으며, 이 외에도 예외가 존재한다. 거기에 앞에서 언급한 것처럼 기본적인 단어의 악센트핵을 미리 파악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한데, 이 능력이 현지인에게는 자동적으로 아주 자연스럽게 습득되는 것인 반면 외국인에게는 너무나 어색하고 어려운 것일 수 밖에 없다. 특히 고저보다 장단에 악센트가 많이 분포한 서구권의 학습자는 더더욱 힘든 일일 수 밖에 없다.
그렇기에 많은 일본어 교재가 처음 일본어를 배우는 학습자에게 일본어의 악센트를 강조하지 않는 것이다. 아직 기초적인 발음과 단어도 절대적으로 부족한 이들에게 악센트를 강조하는 것은 학습의 효율성과 흥미를 무엇보다 떨어트리는 일이 될 것이다. 실제로 일본에서 일본어를 할 때도 또렷하게 발음해준다면 문장구조에 문제가 없는 한, 의미를 파악할 수는 있기에 다른 기초적인 것에 비해 덜 강조하는 것이다.
그러나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일본어에 있어서 악센트는 박과 모라를 아우르며 보이는 정확한 의미전달의 요소라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교수자는 어느 정도 일본어가 숙달된 학습자에게 악센트를 짚어주고 가르쳐주는 노력을 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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