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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이야기

일몰 3.4 하늘에 금빛 모래사장이 어른거린다 아득히 깊은 밤바다가 그 위를 덮친다 모래는 그 자리에 붙어있기보다는 밤바다가 그를 때려 흩는 대로 서있는다 밤바다가 자랑스래 그의 자리를 삼켰을때 그는 밤바다의 가장 깊은 곳에서 화안히 알알이 바다를 비춘다. 늘 그랬듯이 창문에 모래가 내린다 더보기
넘치다 3.2 그대여 넘치는 것에 의미를 두지 마라 주워 담겠다 그만큼 채워 넣겠다 바닥을 긁으면서 되뇌지 마라 그대여 그대의 그릇 안에 아직도 많은 양의 물이 남아있고 쏟아질 만큼 흘러들어오니 부디 그대여 넘치는 물을 붙잡지 말고 당신을 난처하게 만들 만큼 당신에게 아낌없이 주려는 그 이를 잊지 말고 웃으며 바라보아라 더보기
위기 2.25 위기라고 말할 때가 기회다 물론 맞는 말이다 죽느냐 사느냐의 단두대 앞 상황일 뿐 기회는 기회잖아 더보기
마음상자 2.23 울고싶다 그만두고 싶다 그저 내 몸 뉘이고 싶다 그래도 괜찮아요 시켜주세요 조금만 늦게 가죠 오늘도 내 감정에서 돌아섰다 마음상자에 파르라니 녹이 슬었다 더보기
적 2.22 적은 까맣다 적은 음흉하다 적은 잔인하다 적은 간사하다 나도 모르는 사이 나도 모르던 적들이 하나, 둘 분명히 누군가 알려줘서 알려준대로 조심했는데 더 무서운 세상이 됐다 웃는 낯으로 이걸 알려준 하얗고 부드럽고 착하고 순수한 너는 누구야? 더보기
숨기다 02.21 상처를 숨기기 위해 오늘도 화장을 씌웠다. 상처를 들키지 않게 오늘도 더 크게 웃었다 내 화장이 웃음따라 갈라졌다. 웃음띈 상처다. 더보기
마음대로 02. 20 내 마음대로 하라고 친구의 눈과 그녀의 입과 아버지의 손이 말한다 내 마음은 밖에 있나보다 더보기
[17.02.09 그의 이야기] 구강청정제 한번 물고 흔들다 그저 그 자리에 뱉어내면 그렇게 다니? 너만 그리 개운히 손을 털어내며 가버리면 어쩌니 나는? 그저 그런 감상이라도 적어두면 보물이 된다. 세상 모든 사물에서 노래를 이끌어내고 수필을 써낼 수 있다면, 그게 내 세상을 만드는 흙이 되겠지. 내일도 실패할 수 있지만 오늘도 써내려간다.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