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앞으로는 주인장과 단골의 관계에서 편하게 이뤄지는 대화의 형식을 가져오고 있음을 공지합니다.
아, 자네 왔나. 많이 기다렸나? 아 이거 미안하군. 보름 정도 훈련을 다녀오고, 그러고 나서는 설이며, 거기에 건조하고 추운 곳에 하루 8시간씩 나가있자니 독한 목감기가 와서 쉬는데만 전력을 다했어. 깨끗하게 카페를 열고, 자네를 맞으려면 조금 늦더라도 그게 맞다고 생각했고.
하지만 역시 늦어서 미안하네. 그래서 오늘도 내가 꽤 소중히 여기는 음악을 들고 나왔네. 자네가 즐겨줬으면 좋겠어.
mounmoon의 'hello, shooting-star'라는 곡이네. 음, 일일음악이라고 자네한테 대접한게 많지는 않았지만 계속 잔잔하구만. 걱정은 말게. 생각보다 훨씬 많은 음악을 듣고 많이 챙겨두고 있어. 단지 자네가 어느 정도까지 즐길 수 있을지 모르기도 하고, 가사의 아름다움을 은은히 느끼기에는 느린 곡이 좋은게 맞더군. 요즘은 가사의 아름다움을 즐기는게 낙이어서 그런지 계속 자네에게 추천하는 것도 그런 느낌이 된다네. 뭐, 더 중요한 이유도 있지만 그건 자네를 보내기 전에 얘기하지.
일본 노래야. 내가 덕후라고는 많이 얘기했지? 아마 앞으로 일본 노래도 꽤 많이 소개할 거라 생각되네. 한국 노래도, 일본 노래도, 영국 노래도, 미국 노래도, 다 그만의 맛이 있어서 모두 즐기지만, 역시 한국과, 일본의 노래를 가장 많이 듣기도 했고 말이야.
뭐 어쨌든 오늘도 서두가 길었네. 이 곡은 moumoon(무문)이라는 2인조 혼성그룹의 노래야. 여성보컬과, 작곡과 연주가 모두 가능한 멀티플레이어 남성 아티스트. 음.... 생각보다 이런 조합을 좋아해. 악동뮤지션도 비슷한 느낌이지? 이 아티스트들의 노래가 원래도 매니아들 사이에서도 유명했지만, 이 노래로 보통 애니메이션을 좋아하는 사람들에게도 알려지는 계기가 되었지. 요즈음 계속해서 주목을 받고 있는 애니메이션 '암살교실'의 엔딩테마곡으로 사용되었거든. 말하다 보니 암살교실도 빠른 시일내에 자네에게 대접하고 싶군.
뭐, 나도 역시 무문이라는 아티스트는 암살교실로 알게됐지. 이 곡으로. 그리고 이 노래로 영감을 받아 그림을 그릴 정도로 아끼는 곡이 되었네.
음, 자꾸 옆으로 옆으로 새네. 이런 습관을 앞으로는 조금 더 줄여야겠어. 아무리 자네하고 편하게 얘기하는거래도 역시 자네가 알고 싶고 내가 알려주고 싶은건 내 신변잡기는 아니니까. 가사를 맛보면서 같이 더 얘기하세.
太陽が射す
어떤가? 가사가. 예쁘지 않나? 난 이 사랑고백이 너무나도 아름답고 마음을 울렸어. 제목이자, 반복되는 후렴인 hello, shooting star가 참 따라 읊조리게 되는 마력이 있어. 통기타의 스트로크와 간단한 드럼의 비트위에 하얀 도화지에 크레파스로 그려내는 듯한 보컬의 순수하면서도 허스키한 목소리는 이 가사를 더 아름답게 비추고 있어.
나는 몽상가야. 이런 카페를 열고 이렇게 얘기하는 것도 내가 계속해서 계속해서 꾸는 꿈들을 조금씩 보여주고 싶어서, 솔직하게 자네한테 보여주고 싶어서 시작한거야. 그런 꿈이 한 순간에 완성되는 건 아니지. 한 두 별똥별들을 보고 '아 저런 세상이 있구나.' 하고는 무작정 동경해서 따라보고 하던 어린아이는 어느새 수많은 별똥별을 보고 자신도 간절히 별똥별이 되고 싶어하게 되었지. 하지만 그런다고 되는게 세상이 아니긴 하더라고.
늘 이런 생각들이 수없이 맴돌지.
'내가 언제나 밤하늘을 보면서 그리는 별똥별은 어째서 이렇게나 초라할까.'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별똥별들은 왜 저렇게 힘들어하고 사라져갈까'
'나는 저 아름다운 별똥별을 따라갈 수 있을까'
수없는 질문들이 머리를 뒤덮고, 그리던 도화지와 연필을 버리고 싶어지고 한없이 작아지지.
이노래는 그런 이들이 버리려고 하는 도화지를 잡고 머리를 쓰다듬어주는 노래야.
'그리는 도구에 죄는 없어', '꿈을 꾸는 그 애는 줄곧 여기 있단다.', '꿈을 꾸는 것을 멈추지 마'라며, 다시 그려보라며, 이 그림도 예쁘다며 얘기해주는 목소리가 얼마나 상냥하던지.
'기다리고 있어, 그날 처럼', '빛나고 있어줘.' 라고 별똥별에게 소원을 비는 모습은 내가 읊조리고 있던 모습이 왠지 다시 알게도 됐지. 별똥별이 없어지지 않기를, 언제나 같이 해주기를. 그거야말로 자신의 별똥별을 가진 사람들이 도구를 내려놓지 않고 그릴 수 있는 원동력이자 가장 큰 행복 중 하나니까.
자네도 듣다 보면, 생각하다 보면 느끼게 될지 모르지만, 노래를 들으면서 자네의 별똥별을 잘 살펴보게. 나는 발견했어. 내 미래가 수많은 별똥별 중에도 보인다는 것을 말이야. 난 그걸 이 노래로 알게 되었어. 단순히 다른 수많은 별똥별들을 따르는게 아닌, 내 자신을 별똥별을 보게 되는 것은, 절대 도구를 놓을 수 없게 되는 걸, 이 노래를 들으며 그림을 그리게 되면서 알게 되었어.
자네의, 그리고 자네만의, 자신을 닮은 별똥별을 찾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 절대 도구를 놓지 않게 될만한 아름다운 별똥별을 말이야. 포기하지 않고 그 별똥별을 그려내는 자네가 보고 싶군.
뮤직비디오는 자네에게 보여주려고 가져오면서 참 뮤직비디오도 노래만큼이나 아름다우면서도 아련하게 잘 만들었구나 싶어. 꼭 한번 보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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