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산책

블라디 브런치 로드 - 남쪽 해안가를 따라 혁명광장이 햇빛으로 따가워졌다. 자리를 피할 때가 되었다. 점심을 먹기는 이른 시간이지만, 브런치를 먹기 위해 산책하기엔 아주 좋은 시간이다. 먼저 들른 곳은 가장 규모 있는 혁명광장 기념품샵이지만, 기념품 이야기는 나중에 하자. 우리는 거리를 걷는 중이니까 말이다. 혁명광장 기념품샵을 끼고 계단을 따라 아래로 내려가면 해안이 따라 보이는 산책로가 나온다. 물론 블라디보스토크 외곽으로 빠지는 주 도로중 하나지만 굳이 신경 쓰지 않는다. 하늘이 블루 큐라소보다 맑고 황홀한 색을 자랑하고, 산책하기 좋은 햇살이 몸을 휘감는다. 이런 날씨에는 지나가는 사람들의 얼굴만 봐도 즐겁다. 그 이상 눈길을 끄는 것이 없을 때 얘기다. 군 건물을 지나자 마자 큰 잠수함이 고개를 들이밀었다. 단순히 전시품인가 싶었더니 내.. 더보기
블라디보스토크 해양공원, 사람 사는 맛 난다. 몸은 물에 젖은 솜이불처럼 처지지만 아직 숙소 체크인은 멀다. 그래도 처음 온 블라디보스토크, 첫날부터 쳐져있기에는 시간이 아쉽다. 식사도 든든하게 했으니 피곤하지 않게 산책할 만한 곳을 찾았다. 날씨는 더할나위 없이 완벽했다. 하늘은 높고 구름은 회화의 한 조각처럼 걸려있었다. 가을이라기엔 살짝 따뜻한 공원 초입에서 레스토랑에서 나온 공연단은 점심 공연 준비에 한창이었다. 바람을 타고 맑은 바다냄새가 났다. 근해의 비린 냄새가 아닌 쾌청하고 맑은 바다향기였다. 바다를 마주한 공원 한켠에는 장터가 나란히 늘어서있었다. 철제 군용 술통, 파이프 담배, 수제 가죽제품 등이 가득했다. 이곳이 대륙의 동쪽 끝 도시라 해도 광대한 러시아라는 것을 확실히 하고 싶은 모습 같아 괜스레 기분이 들떴다. 익살스러운 마트.. 더보기
[오사카/교토여행]도시촌놈여행기 7. 내가 왔기에 느낄 수 있다. *다닌 장소들이 장소들이라 '천황'이라는 용어가 많이 나옵니다. 이는 천황이라는 직함이 황제나 천자와 같은 왕정부터 내려온 그들의 고유명사로 해석했습니다. 따라서 굳이 천왕이나 일왕등으로 억지로 낮추지 않고 사용했음을 양해바랍니다. ① 평범한 길 한자락에서 철학을 마시다잊혀지지 않을 조용하고 치밀한 아름다움을 마음에 새기고 긴가쿠지를 떠났다. 다시 산도를 지나 철학의 길 입구에 섰다. '철학의 길(哲学の道)'라는 오래된 나무간판은 벌써부터 이 앞으로 1.8킬로미터의 철학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여로가 있다고 알리는 듯 했다.철학의 길은 일본의 대철학자 중 한 명인 니시다 기타로의 사랑을 잔뜩 받은 그의 산책로여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칸트처럼 언제나 같은 시간에 이 곳을 걸으며 사색을 즐겼을지는 잘 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