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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amazarashi

amazarashi - ** 해석

 

amazarashi - **

instrumental / 해석
러브송 (ラブソング)
Track 11 — **
2012.06.13 RELEASE | 작곡: 아키타 히로무 (秋田ひろむ)
※ 이 곡은 가사 없이 연주만으로 이루어진 인스트루멘탈(Instrumental) 트랙입니다.
제목 「**」는 별표 두 개로, 어떤 특정한 언어로도 읽히기를 거부하는 이름입니다.

Essay

** — 황혼의 고요

러브송 앨범의 마지막 트랙은 말이 없다. 「**」라는 제목도 어떻게 읽어야 할지 알려주지 않는다. 별표 두 개. 그것이 전부다. 가사도 없고, 발음할 수 있는 이름도 없다. 아마자라시가 앨범의 맨 끝자리에 이 곡을 두었다는 것은, 무언가를 말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말이 끝난 자리를 표시하기 위해서처럼 보인다.

앨범 「러브송」을 처음부터 순서대로 들으면, 마치 하나의 긴 자백으로 들린다. 사랑을 둘러싼 소비와 허위를 꼬집는 타이틀 트랙으로 시작해, 아이스크림 가게 간판 앞에서 유월을 버리고, 어두운 곳에 숨었다가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북풍 속에서 답을 찾고, 맑게 개는 하늘을 바라보고, 어둠 속에서 기도한다. 그 모든 말들이 끝난 뒤, 이 곡이 온다.

인스트루멘탈은 흔히 '간주곡'이나 '여백'으로 여겨지지만, 이 곡은 그런 역할이 아닌 듯 느껴진다. 「**」는 언어가 더 이상 닿지 않는 곳을 향한 음악이다. 앞선 열 곡의 언어들이 다 소진된 뒤에 남는 것, 기도가 기도인 채로 있고, 소원이 소원인 채로 있고, 그럼에도 세계가 여전히 거기에 있을 때, 그 공간에서 흘러나오는 소리. 아키타 히로무는 그것에 이름을 붙이지 않기로 했다.

별표(*)는 텍스트에서 무언가를 지시하거나 대체하거나 가리기 위해 쓰인다. 두 개의 별표는 그 자리에 원래 무언가가 있었다는 것을 암시하면서도, 그것을 보여주기를 거부한다. 읽을 수 없는 이름, 말할 수 없는 것. 어쩌면 이 곡의 제목은 처음부터 그 빈자리 자체가 내용이었는지도 모른다.

사랑 노래. 그러나 이 앨범 안에서 '사랑'은 한 번도 낭만적으로 그려지지 않는다. 소비되고, 약속이 깨지고, 어둠 속에서 기도되는 것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름도 없는 침묵이 온다. 아마자라시의 사랑 노래는 그렇게 끝난다. 말이 아닌 것으로, 그러나 분명히 무언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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