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 드디어 난바!
타니마치욘초메에서 타니마치선을 타고 타니마치큐쵸메로, 그 곳에서 센니치마에선을 타고 난바역에서 내렸다. 지하철은 뭐라고 할까, 여전히 10년전 한국의 느낌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듯 했다. IC카드(T머니같은) 것을 찍을 수도 있지만, 많은 이들이 회수권을 쓰고 있었고, 따뜻한 계열의 내부 인테리어는 요즘의 한국 지하철처럼 매끈하고 세련되기보단 여전히 투박하고 느릿했다. 편의성은 한국이 더 좋지만, 향수를 불어일으키기 때문일까, 이 쪽도 나쁘지만은 않았다.
닛폰바시오사카 난바. 오사카 중에서도 오사카로 불리는 곳이다. 다른 도시에서는 찾아 볼 수 없는 특이한 형태의 인공천 '도톤보리'와 그 강을 중심을 발달한 상점가는 오사카 최대의 쇼핑가로 입지를 굳히고 있다. 그리고 그 곳에 드디어 내가 도착했다. 오사카 성만큼이나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어디든 여행자랑으로 올라오던 바로 그 곳. 여기를 한 번 보려고 온 것 아닌가. 오사카성에서도 들떴지만, 다시 한 번 들뜰 수 밖에 없었다.
난바역 밖으로 기대를 가지고 올라오니, 뭔가 사람은 많은데 휑하다. 기대한 느낌은 보이지 않았다. 고가도로와 횡단보도, 노숙자들과 바쁜 회사원들, 관광객들. 마치 청량리를 보는 듯한 느낌의 풍경에 내가 제대로 온 것이 맞나 싶어 지도를 보았다. 우리가 기대하는 도톤보리는 난바역 15번 출구에서 직선으로 5분 정도 골목을 나가면 되는 듯 했다. 점심을 먹기로 한 곳은 난바역 근처지만, 그렇게 멀지도 않으니 먼저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대로 난바역 근처에 있으면 이 두근거림이 확 죽을 것 같았다.
햇살이 좋아 산책하는 듯 걷다보니 갑자기 탁트이고 사람이 뭉쳐 있는 곳이 보였다. 앞에는 강둑인듯한 언덕과 강을 중심으로 늘어서 있는 상점가들. 할렘가 같기도, 시장통 같기도 하지만 어디에도 있지 않은 이 분위기. 도톤보리에 도착했다.
▲도톤보리, 오래된 돌다리, 목조다리가 늘어선 인공 개천은 우리의 청계천과는 다른, 세월을 보여줬다.
도톤보리강. 교토로 알현하러 가던 많은 사람들이 바다에서부터 배를 타고 들어가기 위해 만든 인공개천이다. 강이라고 부르기는 하지만, 우리의 강을 생각하면 너무 실망스러울 사이즈다. 청개천보다도 조금 작은 사이즈의 강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 작은 강 위를 잇는 수 많은 다리들, 그 다리 위를 오가는 이들과 강변에 늘어선 상점에서 나는 온갖 침고이는 음식 냄새들은 분명, 에도시대때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있자니 내가 걷는 것은 분명히 오늘의 도톤보리지만, 왜인지 과거의 도톤보리를 지나던 이들과 같이 걷는 느낌이 들었다.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는 로망을 양껏 누리며 걷다보니 계속해서 찾던 바로 '그 간판'이 보였다.
▲오사카를 대표하는 '구리코'간판, 에비스바시에서 바로 보인다.
'구리코'간판, 팔을 들고 달려나가는 육상선수가 그려진 네온사인(지금은 LED로 개수되었지만)간판은 오사카에서 가장 유명한 랜드마크다. 고작 제과회사의 간판이 뭐 그렇게 유명하다고 그렇게 극성인가도 생각했지만, 눈 앞에 그 거대한 간판을 두고 있자니 오사카에 와서 이것밖에 기억이 안나겠다 수긍했다. 취향이나 미학을 따지지 않고 보는 사람의 눈을 바로 사로잡다니. 감탄하며 연신 셔터를 눌렀다.
구리코를 담을 수 있는 만큼 담고 다른 사진을 더 찍으려고 몸을 돌리는데 배가 요동쳤다. 조금만 본다는게 벌써 또 적어도 40분은 지났다. 도톤보리 특유의 낡은 듯 현대적인 느낌에 홀린 듯 너무 시간을 많이 썼다. 배는 더 이상 못참겠다는 듯 비명을 질러댔다. 그래, 하긴 편의점에서 적당하게 샌드위치를 먹은 후 물도 거의 안 먹고 여행에 열중했다. 난바에 왔고, 다시 언제 올지 모르는 난바에서 먹을 식사, 한 번도 못먹어봤던 맛있는 걸 먹어야겠다.
② 태어나서 처음 먹는걸 먹자
▲규카츠 모토무라, 일본 어디에서도 규카츠 맛으로 최고에 꼽힌다.
골목을 돌아왔던대로 다시 난바역 근처로 돌아왔다. 규카츠 모토무라(牛かつ もと村). 멋들어지게 흘려쓴 간판이 눈에 보인다. 아직 점심 초입인데도 사람이 열댓명은 줄을 늘어서 있었다. 한국어도 들리고 다른 외국어도 들렸다. 외국인도 일본인도 많이 찾는 점포인 듯 했다.
기다린다는 것, 특히 먹을 것 때문에 기다린다는 것을 시간낭비로 생각하고 되도록이면 피하려 하는 편이지만, 이번엔 조금 다른 마음가짐으로 왔기 때문에 최대한 빠르게 족히 30분은 기다려야 할 것 같은 줄 뒤로 붙어섰다.
어제 타르트를 먹으면서 든 생각 중 하나였다. 여기까지 왔는데, 새로운 걸 내가 직접 느끼려 온 건데, 최대한 기회가 있을 때 전혀 먹어보지 못한 걸 먹어봐야겠다는 생각이었다. 얼마나 기다리던, 얼마나 돈을 내던 말이다. 오늘이 지나가면 다시 없는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먹기로 결심한 것이 '규카츠'였다. 한국은 물론 일본에서도 마이너한 요리로 돈까스의 소고기 판으로 생각하면 편할 듯 하다. 애당초 소고기가 가격이 비싸기 때문에 학생의 입장에선 먹기 힘든 요리인데다가, 규카츠 같은 것은 우리나라에선 제대로 하는 곳도 별로 없다 들어 먹을 생각도 못하고 있었던 차였다. 오늘 먹지 못하면 언제 먹으랴. 한국에 가선 후회만 남을 것이다. 줄은 느릿느릿 줄었지만 그저 새로운 것을 먹는다는 기대에 대기하는 그 시간도 즐거웠다. 1
몇 분이 지났을까, 점원이 밖으로 나와 내 이름을 적고, 미리 주문을 받았다. 메뉴는 오로지 규카츠 하나 뿐, 130그램과 260그램으로 각각 1300엔, 2100엔이었다. 조금 배부르게 먹고 싶기에 객기를 부려 260그램을 시키려고 했지만, 역시 지갑이 위험한 건 어쩔 수 없었다. 생전 처음 먹는건 아직 많으니까, 조금 욕심을 꺾고 130그램으로 주문했다. 이 기회가 다시 오지 않지만, 다른 기회들을 놓치면 그건 그대로 아쉬우니까.
매장 안으로 들어가니 소고기 냄새가 자욱했다. 숨을 들이쉬면 바로 소고기를 먹는 듯 한 느낌. 매장은 생각보다 작았고, 테이블 석과 혼자 앉아 먹을 수 있는 자리가 나눠져있었다. 이자카야 같은데서 흔히 보는 주방과 바로 붙어있는 자리 말이다. 당연히 혼자 앉는 자리에 앉아 주문한 식사를 기다리며 여기저기 기웃대니 얼마 지나지 않아 주방에서 종업원이 규카츠를 내주었다.
▲생전 처음 먹는 규카츠. 어느 하나 빠짐없이 충실한 구성이다.
규카츠를 처음 대면한 첫 인상은 '뭐야 그냥 돈까스인데?'였다. 그것도 맛없게 식은 느낌의 돈까스 말이다. 튀김은 얇고 여느 비싼 돈카츠의 노란 빛이 아닌 갈색빛이였으니까 말이다. 그러나, 이 첫인상 역시 도시촌놈의 오산이었다. 규카츠를 한 조각 집어 들자 속이 하나도 안 익은 레어 스테이크가 튀김옷에 입혀져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누가 봐도 사용해달라는 것으로 보이는 1인용 불판에 고기를 올리고 기다리면서 감탄했다. 어떻게 저렇게 얇게 튀김옷을 내면서 속이 저렇게 육즙이 남아있는 레어로 만들 수 있을까? 평범해보이는 요리사의 등이 단단히 빛나보였다.
▲육즙이 살아있는 규카츠의 자태, 냉동도 무엇도 아님을 강하게 어필한다.
미디움 정도로 알맞게 익혀 먼저 가장 그 맛을 잘 느낄 수 있게, 다른 소스 말고 소금만 살짝 찍어 입에 넣었다. 어제 먹었던 오야꼬동에도 감동했지만, 이 맛에는 감탄할 수 밖에 없었다. 튀김은 바삭하면서 육즙이 새어나가지 않게 단단히 잡아주고 그 안에는 육즙과 지방질이 잘 배합된 소고기가 녹아내려갔다.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이 정도의 풍미라면 가격이 한참 안아깝고, 첫인상에 대해선 다시 한 번 사과를 해야만 했다. 처음 먹은 규카츠의 맛은 한 입에 나에게 충격으로 다가왔다.
밥 또한 갓 지은 듯 고슬고슬하고, 소고기의 기름맛을 부담없이 닦아주어 다음 조각을 즐겁게 먹을 수 있었다. 이후의 규카츠들은 말 그대로 사라져나갔다. 입에만 집어넣어도 녹는 듯한 소고기를, 두 가지 소스에 번갈아 찍고, 소금에도 찍어보고, 샐러드와도 같이 먹다 보니, 시간이 많이 간 건지, 내가 빨리 먹은 건지 모르게 금새 규카츠가 동이났다. 입과 속에는 아직 소고기의 풍미가 그대로 남아 있었다. 돈만 된다면 정말 260그램짜리로 시켜먹어도 행복했을 거라 생각했다. 배가 꽤 부름에도 계속 먹고 싶었으니까. 역시 오늘이 아니면 안됐다. 만족이 넘치는 처음 먹어보는 점심이었다.
③ 언제 또 타랴, 도톤보리 크루즈
역시 배에 기름칠을 하면 기운이 샘솟는다. 먹은 만큼 힘내보자고 다짐하며 도톤보리로 돌아왔다. 난바에 볼 게 많다지만 역시 아직 도톤보리를 제대로 못 본 것이 아쉬웠다. 다른 여행지라고 해도 쇼핑타운들일 대부분이라 쇼핑이랑은 거리가 먼 초심 여행자인 나로서는 난바=도톤보리와 비슷하게 다가왔다. 다시 돌아와보니 1시가 살짝 넘은 시간이라 그런지 아까보다 훨씬 많은 인파가 에비스바시에 모여 구리코 전광판 앞에서 사진을 찍고 있었다. 강남역처럼 많은 것은 아니지만, 좁은 공간에 많은 국적의 사람이 저렇게 같은 포즈를 취하고 사진을 찍다니, 여러모로 그것만으로도 볼거리라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한 바퀴 돌아볼까 하는 셈으로 가벼운 발걸음으로 도톤보리 강변을 따라 움직였다. 가깝지도 멀지도 않은 거리에 고풍스러운 나무다리가 하나 보였다. 세월이 눈으로도 느껴지는 다리에 관심이 생겨 가까이 가보니 거대한 노란색 건물이 그 옆으로 보였다. 돈키호테 에비스타워였다.
▲돈키호테 에비스타워. 우스꽝스런 디자인과 관람차가 특징이다.
일본에 온 외국인이라면 무조건 한 번씩은 들리게 된다는 잡화점, 돈키호테. 그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지점이 이 돈키호에비스타워점이다. 일본의 칠복신(七福神)중 풍요를 상징하는 에비스와 돈키호테의 마스코트인 돈펭이 같이 있는 우스꽝스런 디자인과 건물을 감싸고 치솟아 있는 관람차는 그 자체로 눈을 끌었다.
잠시 안으로 들어가봤지만, 본래도 좁은 건물에다가, 시간이 시간이라 사람이 너무 많아서 여기서의 쇼핑은 포기했다. 뭐 여기만 아니라 우메다에도 있으니까 쇼핑은 다음 기회로 미루기로 했다. 관람차는 꼭 한 번 타고 도톤보리를 보고 싶게 생겼지만, 2009년의 사고로 현재는 운영되지 않는다고 했다. 입구 앞에는 재개장을 하면 타고 싶냐는 의향을 묻는 설문조사 판이 붙어있었다. 꼭 한 번 타보고 싶다는 느낌으로 스티커를 붙였다. 2
이 에비스타워 옆으로 또 점심줄이 길게 늘어서 있는 돈코츠라멘 전문점 '이치란'이 있었다. 저 곳도 꼭 가서 라멘을 먹어봐야겠다며 발을 돌리려던 찰나 꽤 큰 보트 하나가 사람을 가득 싣고 들어왔다. 이내 사람들이 우루루 내리고 다시 줄을 서있던 이들이 들어갔다. 가이드는 큰 소리로 분위기를 달아오르게 했고, 이내 보트는 출발했다. 도대체 어디로 가는 것일까?
뒤를 보니 그 보트의 매표소로 보이는 듯한 곳이 있었다. 이게 그 도톤보리의 명물 중 하나인 '도톤보리 크루즈'인 것 같았다. 900엔이라는 꽤나 비싼 가격이 붙어있었고, 가이드에도 시간이 남으면 타라고 써있었지만 뭐, 지금이 아니면 언제타랴. 누군가 여행을 도톤보리로 같이 오게 되면 그 사람도 타고 싶을지 장담할 수 없다. 가이드가 일본어만 있어도 나야 알아듣는데 문제가 없기도 했고, 주유패스를 이용하면 무료이기도 했기에 티켓을 끊어 놀이공원 대기줄 같은 곳에 가장 먼저 서서 다음 보트를 기다렸다.
▲도톤보리 강을 일주하는 유람선. 도톤보리 크루즈. 성인 900엔, 초등학생 400엔. 주유패스 무료.
20분 정도 지나자, 아까와 같이 사람을 잔뜩 실은 보트가 도착했다. 한 번의 사람의 출렁임이 있은 후 빈 보트에 내가 안내되었다. 이왕이면 가이드가 하는 말을 듣기 좋은 앞자리에 앉아 다른 이들이 차길 기다리며 가이드와 이런 저런 이야기를 했다. 그러다 문득, 오사카에 도착해 아직 한 번도 내 사진을 찍은 적이 없단 것을 알고 셀카를 찍으려 핸드폰을 꺼냈다. 여기까지 와서 기념사진을 못찍다니 너무 아쉽지 않은가. 이런 내 모습을 본 가이드가 자신이 찍어주겠다 했고, 나 또한 내 셀카실력보단 가이드가 믿음직스러워 가이드에게 핸드폰을 맡겼다. 결과물은 예상대로 훌륭하게 찍혔다. 일본에 와 첫 찍은 내 사진이 도톤보리 수상이라니. 이 또한 가지기 힘든 추억이리라.
사람이 가득 차고, 보트는 유람을 위해 출발했다. 생각보다 빠른 속도에 선선한 바람이 따뜻한 봄햇살과 만나 기분 좋은 화음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가이드는 오사카 인사법을 알려주고 다리를 지나는 이들에게 인사를 시켰다. 전혀 모르는 이들과 인사하고, 전혀 모르는 이에게 인사를 받는 풍경. 모두가 웃는 그 풍경은 참으로 평화로웠다. 모든 것이 봄에 어울리는 따스함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가이드는 도톤보리의 끝자락까지 올라가면서, 오사카의 역사와 도톤보리강이 만들어진 배경을 설명해줬다. 전국에서 교토로 올라오는데 육로보단 해로가 더 쉬웠고, 그렇게 오사카에 와서 천황을 알현할 선물을 내리고, 다시 한 가득 짐을 가지고 영지로 돌아가기 위해 만들어진 인공천이 바로 도톤보리라는 이야기였다. 열 몇개는 되는 다리들의 유래도 다리를 지나가며 하나하나 설명해줬다. 그 중에는 정말 에도시대부터 있던 나무다리도 있었고, 짐을 높이 싫은 배가 들어오면 올릴 수 있는 도개교도 있었다. 그저 풍경을 보는 것도 좋지만, 직접 가이드의 설명을 듣고 있으니 과거가 아직까지 숨쉬고 있는 것이 몸소 느껴졌다.
▲기분좋은 바람, 따뜻한 햇살, 친절한 가이드. 바다로 향하는 도톤보리 크루즈.
이윽고 도톤보리 강이 넓어지는 지점까지 이르렀다. '난바 Hatch'라는 유명 공연장을 기점으로 본격적으로 바다로 나가는 넓은 물길이 이어졌다. 가이드는 이 곳으로 죽 나가면 베이에어리어가 나오고,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도 나온다고 하며 시간이 된다면 꼭 유니버설스튜디오를 들러보라고 했다. 아쉽게도, 잔인하게 비싼 이용료 3와 부족한 시간으로 이번엔 들를 수 없어 가이드의 권유는 더욱 아쉽게 들렸다. 4해리포터와 쥬라기파크가 꼭 보고 싶었는데. 뭐 이번이 때가 아니었던 것이리라. 오늘은 크루즈 같이 오늘만 볼 수 있는 것이 있으니까. 5
적당히 강의 폭이 넓어지자 보트는 방향을 돌려 다시 기점으로 돌아갔다. 돌아가는 길에도 기분 좋은 인사와, 못다한 가이드의 설명, 인파에 가리지 않고 찍을 수 있는 구리코 전광판 등이 합쳐져 오감을 각각 집중하느라 바쁘게 움직였다. 이윽고 다시 도톤보리 에비스타워 앞으로 돌아온 보트가 멈췄다. 다른 난바 지역을 돌아보지 않아도 충분히 가치가 있는 크루즈 여행이었다.
혹자는 말한다. 그건 다음에도 할 수 있으니 이번엔 넘어가자고. 그러나 여행을 하면서 내가 느낀 건 오늘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참고 넘어가면 이 뒤에 다시 느낄 수 없다는 것이다. 규카츠도, 크루즈도 그렇게 넘어갔으면 한참 후에나, 어쩌면 다시는 경험하지 못했을 것이다. 삶에도, 여행에도 결단이 필요하다. 도톤보리를 끼고 돈 난바에서의 낮은 나에게 오늘의 경험은 다시 없을 귀중한 것이라며 내 결정을 칭찬했다. 이 여행을 칭찬했다. 햇빛이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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